도로명 주소로의 주소체계 변경이 어색한 이유
지난해부터 법정주소체계가 기존의 지번 중심에서 도로명 중심으로 변경이 시작되었다. 도로명 주소를 고지하기 시작한 것이 이미 꽤 오래전부터 였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도로명 주소 방식은 우리에게 어색하기만 한데, 이것은 단순히 주소이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주소체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위는 2009년 TED영상 중 Derek Sivers가 발표한 ‘Weird, or just different?’이다. 위의 영상속에서 Derek은 주제를 위한 예시의 하나로 도로 인식을 언급한다.
미국에 간 일본인이 길을 묻는다.
일본인 : “이 블럭의 이름이 뭔가요?”
미국인 : “블럭은 이름이 없어요, 이 길은 26번가, 저쪽은 27번가 이죠.”
일본에 간 미국인이 길을 묻는다.
미국인 : “이 길의 이름이 뭔가요?”
일본인 : “길에는 이름이 없어요, 블럭에 있죠. 여기는 16블럭이예요”
우리나라에서 바꾸고자 하는 주소체계의 변경은 위의 일본인과 미국인의 대화처럼 일본식 지번중식인지, 미국식 도로명 중심인지에 관한 변경이다. 단순히 어제의 16번지가 오늘의 25번지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주소에 대한 인지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인식하기에 어색함이 드는 구조인 것이다.
.
마켓이 글로벌이라고 앱/서비스까지 글로벌이 되는 것은 아닌데
앱스토어 개념의 등장으로, 앱제작사/개발자가 편리하게 자신들의 앱을 글로벌 마켓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들 글로벌을 타겟으로.. 라는 말들을 하곤 하지만, 동네지도 하나만 가지고도 이렇게 나라들마다 문화가 다른데, 어찌 하나의 공통된 서비스나 앱이 언어적 변환만 가진다고 글로벌로 성공할 거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최근에 야심차게 시작부터 해외전개로 시작했다가 큰 결실없이 뒤돌아 서는 몇몇 서비스나 앱들을 보면 그래서 안타깝다.
.
하나의 앱/서비스가 글로벌적으로 인기가 있다고 해도 이유는 다 각각
아래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톡 메신저에 대한, 앱스토어의 가장 최근 리뷰 글이다.
“ID書いて出会い目的エロ目的多すぎてまともなレビューがほとんどない。ほかんとこいってやれよ”
(대략 의역하면) “리뷰에 ID를 써서 만남이나 야한 목적으로 글 올린 사람이 많아서 적당한 리뷰가 없다”
저 15,523건의 엄청난 리뷰를 보면, ID 교환을 통해서 조건만남을 하려는, 리뷰아닌 게시물이 꽤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이것이, 번호만을 기반으로 한 whatsapp보다, ID만 알아도 친구로 등록이 가능한 메신저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인 것이다.
.
맛집리뷰 서비스가 해외에서는 왜 잘 될까
지난번에 블로그에서도 언급했던 맛집리뷰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잘 될 수 있을까와 관련해서도 이런 문화적 차이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유럽에서 1900년 경에 타이어회사 미쉐린(미슐랭)이 프랑스 여행자들의 쉴 곳/먹을 곳에 대한 가이드를 발간한 것이 지금의 미슐랭가이드,
미국에서 1979년에 뉴욕의 맛집 소개로 시작한 것이 자갓 서베이이다.
외부의 사람들에게 유용한/맛있는 맛집 등의 정보를 안내하기 위한 문화권이었기에 모바일 시대를 맞아서 맛집리뷰 서비스들이 등장해도 다들 익숙한 문화여서 서비스들이 잘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맛집에 대한 리뷰는 ‘타인에게 정보를 준다기 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표현의 하나’였기에, 맛집리뷰 앱들을 봐도 특정 레스토랑 뿐만이 아니라 본인 집에서 먹은 음식이나 사무실 책상위의 스타벅스 라떼 사진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진들이 많아질수록 정보는 찾기가 어려워 진다.
.
페이스북/트위터의 글로벌화로 보는 글로벌 전개
‘그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전세계 문화권의 차이를 다 이해한 것이라서 글로벌적으로 성공한 것이냐’ 라고 묻는다면, 왜 연기금이나 워렌버핏이 들어간 주식은 급등하는가를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다. 실력있는 자가 권력을 얻지만, 권력을 얻은 이후에는 그 권력이 실력을 만들게 된다.
미국내에서도 하나씩 하나씩 가입가능한 학교를 늘여가면서 트렌드를 만들고, 그 트렌드가 컬처라는 힘이 된 이후에 모두가 그 트렌드를 희망할 때 (즉, 모두가 그 서비스를 위해 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대중에 서비스를 오픈한 페이스북과, 처음부터 글로벌로 전개해서 세계를 제패하겠다고 야심을 키우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미국을 타겟으로 하거나, 혹은 처음부터 국내를 타겟으로 하거나.
전세계 글로벌에서의 성공은 최종의 목표이지, 시작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